괴베클리 테페

괴베클리 테페라는 이름은 터키어로 '배불뚝이 언덕'을 의미하며, 현지에서는 쿠르드어로 '소원의 언덕(Girê Mirazan)' 또는 '검은 유적(Xerabreşkê)' 등으로도 불린다.

유적지의 T자형 기둥 중 일부에는 사람의 팔과 손, 허리띠와 유사한 모습이 조각되어 있어, 이 기둥들이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의인화된 존재나 신적인 대상을 상징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발굴 초기에는 영구적인 주거 시설의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여 유목민들의 일시적인 제례 장소로 해석되었으나, 최근 주거 구조, 물 저장 시설, 곡물 가공 도구 등이 발견되면서 정주 생활의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기둥에 새겨진 동물상은 대부분 맹수나 독수리, 뱀, 전갈 등 위협적이거나 상징적인 동물들이 주를 이루며, 당시 주된 사냥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슴 등은 거의 묘사되지 않아 그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괴베클리 테페를 포함한 유사한 특징을 가진 주변의 12개 유적지를 통칭하여 '타쉬 테펠레르(Taş Tepeler, 돌 언덕들)'라고 부르며, 이 지역 전체가 신석기 시대의 중요한 문화 중심지였음을 시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괴베클리 테페의 특정 기둥에 새겨진 조각들이 약 12,800년 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혜성 충돌 사건과 그로 인한 급격한 기후 변화(영거 드라이아스기)를 기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기록 또는 달력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터키항공은 괴베클리 테페 시대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연구하여 복원한 '고대 빵'을 기내식으로 제공한 적이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