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슈 호

마슈 호는 아이누어로 '긴탄·카무이·도(山の神の湖, 산신의 호수)' 또는 '카무이토(神の湖, 신의 호수)' 등으로 불린다.

호수 중앙에 떠 있는 작은 섬의 이름은 '가무이슈 섬(カムイシュ島)'인데, 이는 아이누어로 '신이 된 할머니'라는 뜻을 가진 전설과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마슈 호에 안개가 자주 끼는 것은 이 섬으로 변한 할머니가 손자를 그리워하며 흘리는 눈물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마슈(摩周)라는 지명의 유래에 대해서는 '카무이슈(신 할머니)'에서 변형되었다는 설, 또는 아이누어 '마시・운・토(カモメの湖, 갈매기의 호수)'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참고로 현재 마슈 호에는 갈매기가 서식하지 않는다.

마슈 호는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하천이 없는 폐쇄호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위 변동이 적은 편이다. 이는 호수 바닥이나 주변 지층을 통해 지하로 물이 스며들어 인근의 가미노코이케(神の子池) 등으로 복류수가 되어 흘러나가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호수의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여 연어송어나 무지개송어 등을 방류한 적이 있는데, 이로 인해 동물성 플랑크톤인 물벼룩이 감소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도하게 증식하여 한때 수질 투명도 저하가 우려되기도 했다.

호수 주변은 아칸마슈 국립공원의 특별보호지구로 지정되어 개발 행위가 엄격히 제한되며, 호숫가로의 접근 또한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엄격한 관리 덕분에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세계적인 수준의 맑은 수질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적으로 마슈 호는 하천법에 따른 국토교통대신의 관리하에 있는 '호수'가 아니라, 유출입 하천이 없다는 이유로 '물웅덩이'로 취급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황실 재산인 고료치(御料地)로 궁내성 관할이었으나, 2001년 협의를 통해 무등기인 채로 국가가 관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