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성벽(무라 디 루카)

루카 성벽 건설 당시 루카 공화국은 피렌체 공화국(이후 토스카나 대공국)의 팽창을 경계했으나, 실제로 두 도시 사이에 전면전은 발생하지 않아 성벽이 직접적인 군사적 시험을 거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성벽이 유일하게 그 방어 능력을 입증한 것은 1812년 세르키오 강의 대홍수 때로, 모든 성문을 굳게 닫고 매트리스 등으로 틈새를 막아 루카 중심부가 침수되는 것을 막아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성벽을 따라 심어진 수많은 나무들은 본래 장기간의 공성전에 대비하여 목재로 활용하기 위한 비축 자원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현재는 아름다운 가로수길을 이루며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그늘과 풍경을 제공하고 있다.

성벽 건설을 위해 기존 성벽 바깥 약 1.7km 반경 내의 모든 건물과 경작지가 철거되었는데, 여기에는 다수의 교회와 개인 소유지도 포함되어 있어 나중에 국가 차원에서 보상이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성벽은 '테라리움 공법'이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로 지어졌는데, 흙과 마른 식물 재료를 층층이 다져 쌓고 살아있는 나무와 풀을 함께 심어 구조물의 안정성을 높이고 배수 문제까지 해결했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