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피라미드군

대피라미드 건설에는 노예가 아닌, 나일강 범람기에 일거리가 없는 농부들이 자유민 신분으로 정부와 계약을 맺고 동원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들에게는 급료로 빵과 맥주가 지급되었으며, 작업 환경도 비교적 자유로워 과음으로 인한 결근도 허용되었다는 기록이 발견되기도 했다.

피라미드 건설 시 거대한 석재를 옮기기 위해 나무 쐐기에 물을 부어 팽창시키는 힘을 이용해 암석을 떼어냈으며, 운반 시에는 나무 썰매 아래에 물을 뿌려 마찰을 줄였다고 한다. 석재를 위로 올리는 데는 나선형 경사로가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다.

건설 당시 피라미드 외부는 매끄럽게 가공된 백색 석회암으로 마감되어 태양 빛을 반사하며 찬란하게 빛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꼭대기에는 황금 등으로 도금된 '피라미디온'이라는 삼각형의 캡스톤이 있었으나, 대부분 오래전에 도굴되어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기자의 세 피라미드가 오리온자리의 허리띠를 이루는 세 별의 배열을 따라 지어졌다는 설이 한때 유행했으나, 천문학적 연구 결과 별들의 각도와 피라미드 배열 각도의 불일치, 별자리 명칭의 시대적 차이 등으로 인해 현재는 학계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 유사과학으로 취급된다.

대피라미드 내부 왕의 방과 왕비의 방에 있는 정체불명의 환기구는 파라오의 영혼이 특정 별을 향해 승천하도록 만들어진 통로라는 설이 제기되었으나, 실제로는 통로가 휘어있거나 막혀 있는 등 별을 정확히 향하고 있지 않아 그 용도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대피라미드의 네 면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뛰어난 천문학 및 측량 기술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진다.

중세 유럽에서는 기자의 피라미드가 성경에 나오는 요셉이 이집트의 기근에 대비해 곡물을 저장했던 창고라는 속설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