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쿠바산

쓰쿠바산은 후지산과 대조되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는데,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 하룻밤 묵을 곳을 청했을 때 거만했던 후지산은 이를 거절한 반면, 겸손했던 쓰쿠바산은 따뜻하게 맞이하여 음식과 물까지 제공했다고 한다. 그 결과 후지산은 춥고 외로우며 황량한 산이 되었고, 쓰쿠바산은 사계절 식물이 풍성하고 다채로운 빛깔로 물드는 축복받은 산이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 산에서 채취되는 화강암은 '쓰쿠바 미카게이시(筑波御影石)'라고 불리며, 그 품질이 매우 뛰어나 예로부터 건축 자재나 묘석 등으로 널리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면역억제제인 타크로리무스(Tacrolimus)는 쓰쿠바산의 토양에서 발견된 박테리아(Streptomyces tsukubensis)로부터 유래되었으며, 약품명 자체가 '쓰쿠바 마크로라이드 면역억제제(Tsukuba macrolide immunosuppressant)'를 줄인 것이라는 언급이 있다.

쓰쿠바산 중턱에는 '온난대(thermal belt)'라고 불리는 특이한 기후대가 존재하여, 겨울철에도 산기슭보다 기온이 3~4℃가량 높아 만다린 오렌지(특히 이 지역 고유종인 '후쿠레미칸') 재배가 활발하다. 이로 인해 1980년대부터 관광객을 위한 귤 농원이 등장했다는 얘기가 있다.

쓰쿠바산은 일본을 대표하는 100개의 명산을 일컫는 '일본 백명산' 중에서 가장 낮은 산(877m)으로 기록되어 있다.

산 정상 부근에는 두꺼비 모양을 한 '가마이시(ガマ石)'라는 유명한 바위가 있는데, 이 두꺼비 바위의 입 부분에 작은 돌을 던져 넣으면 부자가 된다는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과거 뇨타이산 정상에서는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가가이(嬥歌)'라는 고대 축제가 열렸는데, 이 축제 기간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의 배우자와 자유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허용되었다는 내용이 일본 고대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에 기록되어 있다는 얘기가 있다.